신진 지음 | 청암
나는 아버지께서 미국 대학교에 연수를 가셔서 중3을 마친 형과 같이 초등 4학년을 마치고 작년 1월 미국으로 왔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노스캐롤라이나였다. 나는 이곳에서 학교생활을 하는데 영어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집 근처에 본드공원이라는 호수가 있는 공원도 있어서 주로 그곳을 산책하고 게다가 공기도 맑아서 좋았다.
1학기를 마칠 즈음 여름방학이 다가오자 아버지께서 여름방학 동안 장기 미국, 캐나다 횡단 여행을 떠나자고 하셨다. 왜냐하면 미국은 겨울방학이 없는 대신 여름방학이 매우 길기 때문에 의미 있는 여행을 계획해보자고 하셔서 그렇게 우리는 여름방학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그 긴 여행이 얼마나 즐거울지 기대됐다. 그러나 그만큼 얼마나 많이 힘들지도 걱정됐다.
우리는 여름방학 여행으로 거의 미국과 캐나다를 넓게 한 바퀴 돌았다. 먼저 집에서 출발하여 미국의 남서부로 가고, 캐나다 서부, 미국 중북부, 캐나다 동부, 미국동부, 집으로 돌아오는 순서였다. 여름방학 여행 중에 방문한 곳들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졌다. 바로 국립공원, 주요도시, 우리가 알고 있는 위인들의 기념관 등이었다.
미국의 국립공원에서는 4학년 가족 무료입장권을 써서 입장했다. 그것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포함된 가족을 국립공원에 무료로 입장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물론 학생을 포함해서 4명이 최대였다. 국립공원에서 우리는 주로 캠핑을 했다. 게다가 높은 산, 긴 강, 끝없는 들판, 바다 같은 호수, 동굴, 황야, 협곡, 온천, 만년설이 있는 곳까지 정말 종류가 다양했다. 그래서 나는 국립공원에 있으면 마치 자연 그 자체에 있는 것만 같았다.
주요 도시에서는 주로 과학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구경했다. 과학관은 사이언스 멤버십이라는 일정 과학관 입장을 무료로 해주는 것을 사용해서 들어갔다. 과학관이나 박물관에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바로 체험이었다. 왜냐하면 책에서 보던 것을 직접 만져보고 실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료이긴 하지만 특별관은 말 그대로 평소 보기 힘든 특이한 것이 많았다.
나는 미국 도착해서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여름방학 여행을 하면서도 계속 꾸준히 썼다. 숙소에서는 물론 일정이 늦어지면 차나 텐트 안에서도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일기를 쓰기 전에 브레인스토밍이라는 것도 했다. 그것은 일기를 쓰기 전에 그날 있었던 일을 사진과 팜플렛 같은 것들을 보면서 서로 생각을 이야기하고 대략 메모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 계속 일기를 쓰니 제법 힘들고 귀찮기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 일기들은 이 책을 쓰기 위해 귀중한 자료가 됐다.
우리는 점심을 먹을 때도 정말 행복했다. 왜냐하면 거의 매일 컵라면이었지만 먹는 곳마다 풍경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서 공원 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그렇게 점심을 먹을 때마다 고급 레스토랑에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여행을 해보니 하루하루가 새로워서 전에 갔던 여행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73일간 여행을 했지만 거의 순식간에 지나간 것만 같았다.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이번 여행을 1번이 아니라 5번 했다고 하셨다. 1번째는 우리가 직접 보고 느끼면서, 2번째는 여행에서 일정을 마친 뒤 했던 일들을 다같이 생각하며 정리하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3번째는 매일매일 일기를 쓰면서, 4번째는 일기를 컴퓨터에 옮겨 치면서, 5번째는 책을 내기 위해 원고를 수정하면서 말이다.
여행이 끝난 뒤에 나는 책을 내기 위해서 1달간 타자연습을 하고, 2달간 일기를 노트북에 옮겨 치고, 수정을 2~3번 했다. 나는 이렇게 하면서 지루하기도 했고 귀찮기도 했지만, 내가 나만의 책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열심히 해서 끝냈다. 그러니 매우 기분이 개운하고 상쾌했다. 나는 이것으로 누구나 글거리와 노력만 있으면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렇게 내가 책을 쓸 때까지 도와준 모든 가족에게 감사하다. 먼저 아버지, 여행 동안 우리를 차로 옮겨주시는 운전사와 여행가이드, 좋은 사진을 찍어 주시는 사진사, 매일 저녁을 준비해주는 조리사가 되어 주셨다. 다음으로어머니, 여행 동안 전화로 우리를 격려하고 걱정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도 이 여행에 오셨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친척들, 여행 동안 우리가 올린 글에 격려와 감탄사를 달아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