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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김옥림 지음 | 창작시대사
12,000원
10,800원
|
600P
“한 편의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행위이다. 나의 시 쓰기에 동행이 되어 준 고통과 환희와 때론 무명(無明) 같은 고독과 적막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 지친 마음을 토닥토닥 토닥여주는 시. 시는 언어의 꽃이자 언어로 빚은 영혼의 노래입니다. 그런 까닭에 시에는 삶을 향기롭게 하는 향기가 있습니다. 이를 시향(詩香)이라고 합니다. 시를 읽고 났을 때 마음이 맑아지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시향에 흠뻑 취해서입니다. 이처럼 시향이 담긴 시는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평안히 감싸주며, 용기와 힘을 북돋워 줍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를 많이 읽으면 몸과 마음이 산뜻해지며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 시집에 있는 시는 이런 마음을 담아 한 편 한 편 정성껏 쓴 언어의 꽃이며 영혼의 노래입니다. 이 시집이 삶에 지쳐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어 줌으로써 소망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되어 주길 바래봅니다. ----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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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이상 지음 | 민음사
16,000원
14,400원
|
800P
한국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문학적 조형 언어로 ‘시각시(보는 시)’의 가능성을 조망한 시인 이상의 시 전체를 모아 엮은 전집. 생전 이상이 발표한 국문 시, 일본어 시 외에도 이상 사후 발표된 시 및 미발표 시가 수록되었다. 이상 시에 대한 상세한 주석 외에도 이상 시에 대한 오랜 연구 성과인 작품별 ‘해설’을 추가하여 이상 시 해석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명쾌한 혜안을 제시한다. 이상은 사물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접근법을 채택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사물을 대하는 주체의 시각을 새롭게 변형시킨다. 그의 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모더니티의 시적 추구 작업이다. 언어적 감각과 기법의 파격성을 바탕으로 자의식의 시적 탐구, 이미지의 공간적 구성에 의한 일상적 경험의 동시적 구현,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적 인식 등을 드러내는 시의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상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시적 창작을 통해 자신이 추구한 모더니티의 초극을 지향한다. 이상의 시는 텍스트의 표층에 그려진 경험적 자아의 병과 고통, 가족과의 갈등 문제를 그려 내면서도 인간의 존재 의미, 생명과 죽음의 문제, 현대 문명과 기술 문제와 같은 본질적인 관념적 주제로 심화시켜 시적 형상성을 획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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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투에고 지음 | 로즈북스
12,000원
11,400원
|
600P
투에고 시집. 세상에서 잊히는 것과 내가 나를 잊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저자는 자신을 기억하기 위한 방법으로 피어오르는 상념들을 그때그때 시에 담았다. 존재에 대한 사유를 불러일으키며, 나아가 그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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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채빈(엮음) 지음 | 깊은나무
14,000원
12,600원
|
700P
사람들은 연필과 펜, 붓을 잡고 손으로 글씨를 쓰던, 불편하고 수고스러웠던 과거를 일부러 되살리고 싶어 한다. 분명 기계를 통한 글쓰기와는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 행복, 자유, 희망, 용기, 성공 등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주제의 명시를 읽으며 한 자 한 자 따라 쓰며 스스로 생각하고 치유하는 힘, 지혜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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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나태주,한서형 지음 | 더블북
17,800원
16,910원
|
890P
“초록의 풀잎으로 다시 일어서 보는 거야”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시(詩)테라피 향기시집 시와 그림이나 사진, 시와 음악(음향)은 콜라보로 여러 번 시도된 바가 있었지만 시와 향기가 시도된 일은 흔치 않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시를 선물해 온 나태주 시인은 이번 향기시집을 위해 위로와 용기를 주는 시들을 한 편, 한 편 가려 뽑았다. 여기에 국내 1호 향기작가 한서형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는 위로가 되는 향기를 입혔다. 이 책에는 마음에 평화를 선물하는 베르가모트, 신선한 풀과 잎의 향으로 치유의 힘을 주는 갈바넘, 달콤하면서도 스파이시한 향으로 불안감을 해소하는 바질,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도록 돕는 유칼립투스 라디아타 향, 자신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시더우드 버지니아,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로즈 제라늄과 라반딘 그로소, 매력적인 흙 내음으로 자신의 신념대로 나아가게 해주는 안젤리카 루트 향, 달콤한 바닐라 향처럼 부드러운 페루발삼 향이 담겼다. 오랜 코로나 19로 지친 독자들에게 위로와 휴식, 용기를 주는 향이다. 따스한 위로를 건네고, 영혼에 휴식을 주는 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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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고정희 지음 | 문학동네
10,000원
9,000원
|
500P
“여성 해방의 전사”(장석주)이자 “여성들의 배후”(김정은) 고정희 시인의 마지막 시집 『아름다운 사람 하나』가 문학동네포에지 49번으로 다시 돌아왔다. 시인은 1990년 말 들꽃세상에서 이 시집을 펴낸 후 이듬해 취재차 나선 산행에서 실족하여 자신의 정신적 고향이자 시혼의 본거였던 지리산의 품에 안겼다. 32년 만의 복간임에 그의 31주기에 맞추어 펴낸다. 「시인의 말」에서 밝혔듯 시인은 이 시집을 두고 ‘연시집’이라 일렀다. 사랑을 향한 부름, 사랑이라는 연습, 사랑을 위한 조문…… 사랑으로 써내었거나 ‘사랑’ 그 자체인 시편들이 시집 속에 빼곡하다. 그가 떠난 후 출간된 유고시집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창비, 1992)를 제외하면 이 책이 그의 생전 마지막 시집이니, 그가 우리 곁에 마지막으로 남긴 이 여백을 ‘사랑’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살아 있는 날의 가벼움으로 죽어 있는 날의 즐거움으로 마음을 비운 날의 무심함으로 우리를 지나온 생애를 덮어 만리에 울연한 백두 영혼, 사랑의 모닥불로 타오르라네 _「사랑의 광야에 내리는 눈」 부분 고정희는 “자신의 ‘이전과 이후’로 그 사회를 변화시켜 놓”았다(김승희) 할 1세대 여성주의 시인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문학의 안과 밖으로 고루 손을 뻗으며 우리 시사의 초석이자 기둥으로서, 또한 여성운동사의 부름이자 물음으로서 생생히 살아 있는 이름일 테다. 『아름다운 사람 하나』는 들꽃세상에서 출간된 후 푸른숲(1992)에서 수록 시와 그 순서를 달리하여 재출간된 바 있다. 이후 2011년 그의 20주기를 맞아 시인을 기억하고 그리는 친구들이 모여 다시 한번 그의 모든 작품을 『고정희 시전집』(또하나의문화)으로 묶어내었고, 이번 문학동네포에지는 이 전집의 순서를 따랐다. 문학동네포에지는 그의 30주기에 첫 시집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를 다시 엮은 바 있으니, 이로써 고정희 시인의 처음과 마지막을 한데 나란히 두는 일이다. 고정희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31년이 되었으나 잊힐 수 없고 잊혀선 안 되는 그 값짐, 비워둘 수 없으므로 여전한 기억의 자리에 이 시집을 다시 올린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동트는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해 지는 하늘에 쓰네 _「하늘에 쓰네」 부분 생전 시인은 『지리산의 봄』(문학과지성사, 1987)을 펴내며 “아무리 우리 사는 세상이 어둡고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가 하루를 마감하는 밤하늘에는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별빛처럼 아름답게 떠 있고, 날이 밝으면 우리가 다시 걸어가야 할 길들이 가지런히 뻗어 있습니다. 우리는 저 길에 등을 돌려서도 안 되며 우리가 그리워하는 이름들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라는 소회를 남겼다. ‘여성해방문학’의 선구자이자 최전선의 척후로서 시인을 이끌고 나아가게 한 힘은 결국 멈추지 않는 사랑, 고단할지라도 부단한 사랑이었으리라. 시인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품인 지리산으로 돌아갔으나 고정희라는 그 이름, ‘아름다운 사람 하나’ 되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제 삶의 무게 지고 산을 오르다 더는 오를 수 없는 봉우리에 주저앉아 철철 샘솟는 땀을 씻으면, 거기 내 삶의 무게 받아 능선에 푸르게 걸어주네, 산 이승의 서러움 지고 산을 오르다 열두 봉이 솟아 있는 서러움에 기대어 제 키만한 서러움 벗으면, 거기 내 서러운 짐 받아 열두 계곡 맑은 물로 흩어주네, 산산 쓸쓸한 나날들 지고 산을 오르다 산꽃 들꽃 어지러운 능선과 마주쳐 제 생애만한 쓸쓸함 묻으면, 거기 내 쓸쓸한 짐 받아 부드럽고 융융한 품 만들어주네, 산산산 저 역사의 물레에 혁명의 길을 잣듯 사람은 손잡아 서로 사랑의 길을 잣는 것일까 다시 넘어가야 할 산길에 서서 뼛속까지 사무치는 그대 생각에 울면, 거기 내 사랑의 눈물 받아 눈부신 철쭉 꽃밭 열어주네, 산, 산, 산 _「서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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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나태주 지음 | 열림원
14,000원
12,600원
|
700P
이 책이 속한 분야 시/에세이 > 한국시 > 현대시 “그래도, 그래도 말입니다. 두 손에 아직도 시가 쥐어져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반짝이는 오늘 앞에 선 우리에게 나태주 시인이 전하는 위로와 응원의 인사 작고 사소해 보이는 주변의 모든 존재를 애정 가득한 눈으로 시에 담아온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신작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가 출간되었다.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반짝이는 오늘 앞에 선 우리에게 위로와 응원의 인사를 건네는 신작시 176편은 2020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하루에 한 편, 또는 일주일에 한 편씩 눈앞에서 독자들을 만나는 마음으로 꾹꾹 눌러쓴 시들이다. 난데없이 닥쳐온 코로나19로 인해 “너나없이 고달픈” 시간을 보내는 때, “하루하루 피차의 안식과 평화, 자그만 행복을” 빌며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담아 매일 써 내려간 시들이다.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내일을 기다릴 수 있기를, 분명하게 빛나는 희망들이 이 시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참 멀리까지” 온 인생, “사막 같은 인생길 앞에서 막막하던 날들”을 지나고 시인은 “어린 날, 다시 젊은 날”의 아픔을 돌아본다. “가난하고, 춥고, 그립고, 안타깝고, 따분하”던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길”. “이제는 적막한 마음”으로, 지금 그 길 위에 서 있는 이들의 오늘을 격려하고자 한다. “지상에서의 힘들지만 아름답고 서러운” 날들 모두 “여전히 반짝이는 날이고 숨 가쁘도록 벅찬 날”이라고, 부디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하며 “우리 웃는 얼굴로 만나”자고, 시인은 명랑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그래도 괜찮아’는 오늘에 대한 감사와 내일에 대한 기대를, 2부 ‘너무 애쓰지 마라’는 인생이라는 고달픈 여행길에서 힘이 되어주는 ‘너’라는 존재들을, 3부 ‘지금도 좋아’는 이어령 선생, 동명 스님, 계룡산의 도예가 부부 등 시인이 삶에서 마주쳐온 이들에게 느꼈던 존중과 경의를, 4부 ‘천천히 가자’는 일상의 성찰과 따뜻한 세상을 위한 사랑의 실천을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중국 일러스트레이터 ‘오아물 루(Oamul lu)’가 표지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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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19,500원
17,550원
|
975P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박노해 시인의 12년만의 신작시집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조차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가슴에 벼락 같이 꽂히는 한 줄의 시詩를 만난 적이 있는가. 내 안의 나를 흔들어 깨우는 목소리, 어둑한 앞길을 비춰주는 빛과 같은 문장을. 때로 그 한 줄에 기대어 힘겨운 날들을 버텨내고, 나를 다시 살게 하는 그런 시를. 상처 난 우리 가슴은 간절히 시를 부르고 있다. 세상의 분노와 혐오에 휩쓸릴 때, 하루하루 내 영혼을 잃어갈 때, 이 세계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무력하기만 할 때. 바로 그때, 박노해의 시를 꺼내 들어야 하는 순간이다.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 시집”이 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12년 만에 박노해 시인의 신작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가 출간된다. 3천여 편의 육필 원고 가운데 301편을 묶어 펴낸 이번 시집에는 그동안 입에서 입으로 낭송되고 사랑받은 시들, 그러나 책으로는 처음 출간되는 「너의 하늘을 보아」, 「별은 너에게로」, 「살아서 돌아온 자」, 「경계」, 「이별은 차마 못했네」, 「동그란 길로 가다」 등의 시도 함께 담겨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밤하늘의 북두칠성처럼 언제나 나의 길을 밝혀줄 301편의 시를 건네며 박노해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삶이 빚어낸 이 시들은 이제 그대의 시이자 우리의 시라고. “나의 시는 어둠과 눈물 속에서 암시暗示받은 암시暗詩일 뿐, 이 시는 그대의 것이다. 그대가 말하라.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삶으로, 자신이 싸워낸 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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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강지혜 지음 | 민음사
10,000원
9,000원
|
500P
강지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가 민음의 시 297번으로 출간되었다. 유년 시절의 기억을 환상적 이미지를 경유해 풀어냈던 첫 시집 『내가 훔친 기적』 이후 5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시집이다. 두 번째 시집이 출간되기까지의 5년은 강지혜 시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현재에 부딪혔던 시간이다. 생면부지의 섬 제주로 이주하고,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을 업으로 삼고, 결혼을 하고, 딸이 태어나는 동안, 강지혜 시인은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장면들을 길어 올리던 시선을 생생한 현재로 옮겨 왔다. 온통 처음 겪는 일들에 둘러싸여 가족과 생업, 삶과 꿈에 대해 선뜻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득 품게 된 시인은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를 통해 차근차근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어 놓는다. 이때 시인을 사로잡은 것은 비밀인 것과 비밀이 아닌 것의 경계에 대한 고민이다. 비밀은 왜 비밀이 되는가? 무엇이 나를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가? 고민 끝에, 꽁꽁 숨겨 두지 않는 것이 더욱 마땅했던 비밀들이 마침내 시의 꼴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고백이자 다짐처럼, 때로는 선언처럼 이어지는 시편들을 통해 우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각자의 시간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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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이안 지음 | 사계절
12,000원
10,800원
|
600P
사계절 동시집 20권. 이안 시인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른자동롬원」, 2020 화이트레이븐즈 선정도서 『오리 돌멩이 오리』 등을 통해 수많은 독자들을 동시 세계로 초대해 왔다. 그의 다섯 번째 동시집 『기뻐의 비밀』을 펼쳐, ‘이안’이 ‘아니’었다면 ‘비밀’이었을 ‘보물’을 찾고, 동시에 ‘가까이’ 다가가 ‘기꺼이’ 즐겨 보자.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이 이 책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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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김혜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12,000원
11,400원
|
600P
문학과지성 시인선 567권. 지배적 언어에 맞서는 몸의 언어로 한국 현대시의 미학을 갱신해온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열네번째 시집. 김혜순의 시집은 단순히 한 시인의 저작을 넘어 각 시기 한국 현대시의 가장 첨예한 지점을 이어낸 별자리, 시적 실험의 아카이브와 같다. 시인은 ‘여성의 존재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를 멈추지 않으며 ‘고유한 시적 성취’를 이루어왔다. 또한 ‘여성의 몸에 실재하는 감정과 정체성에 충실하면서, 다정함과 격분이 공존하는 목소리로 악몽과 어둠을 관통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적 황홀을 열어 보이며’ 또렷한 국제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인은 세상의 죽음을 탄식한다. 1부는 시인의 ‘엄마’가 아플 때와 돌아가신 후에 죽음을 맴돌며 적은 비탄의 시들이다. 2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적 재난을 맞이한 시대적 절망이, 3부에는 죽음의 바깥에서 텅 빈 사막을 헤맨 기록이 담겼다. 시인은 사적으로 경험한 병과 죽음을 투과하여 세상의 죽음을, 그 낱낱의 죽음에 숨겨진 비탄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그렇게 죽음이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며 무한히 물리쳐야 하는 것, 살면서 앓는 것’임을 김혜순의 시를 통해 우리는 마침내 발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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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오미순 지음 | 고요아침
10,000원
9,000원
|
500P
저자 오미순의『꽃의 기도』는 크게 6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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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최지인 지음 | 창비
9,000원
8,100원
|
450P
“슬픈 마음이 안 슬픈 마음이 될 때까지” 손을 높이 들고, 우리 세대의 목소리를! 뜨거운 사랑의 힘으로 쓴 리얼리스트의 시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의 일과 사랑과 아픔을 가슴에 와닿는 적확한 언어로 표상해온 ‘리얼리스트’ 최지인 시인의 두번째 시집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민음사 2017)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2020년대 ‘비정규직 청년 세대’의 삶과 현실의 공간을 넘나드는 다성적인 목소리로 들려준다. 부조리한 세상의 그늘에서 위태롭고 불안정한 생활을 꾸려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삶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우러나는 진솔한 목소리와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언어에 담아냈다. 열심히 일해도 달라질 게 없는 세상에서 꿈꿀 기회조차 잃어버린 이 시대 청춘들의 고백에 귀 기울이다보면 가슴 한편이 시려온다. 2020년 조영관문학창작기금 수혜작 「늪지의 개들」을 포함하여 41편의 시를 3부로 나누어 실었다. 막막한 세상에 던지는 독한 한 방,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 있을 것이다 삶의 궁지에 몰린 지금의 청년 세대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세상은 온통 숨 막히는 곳이다. “극빈의 생활을 하고/배운 게 없는 사람은/자유가 뭔지도 모른다”(「숨」) 같은 망언이 쏟아지고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끔찍한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죽을힘을 다해” 일해도 “쓸모없다는 이유”(「살과 뼈」)로 비인간으로 내몰리는 이 폭력적 현실 앞에서도 시인은 절망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꿀 수는 없으나 꿈을 꾸고”(이승윤, 추천사) “슬픈 마음이 안 슬픈 마음이 될 때까지”(「1995년 여름」) 노래한다. “자주 절망하되 희망을 잃지 말거라”(「세상이 끝날 때까지」)라는 외할머니의 말씀을 몸에 새기기도 한다. 그리고 시인은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구제 불능한 컴컴한 세상, 많은 이들을 떠나보낸 후 던지는 시인의 외침은 독하지만 희망과 맞닿아 있다. 그것은 꿈을 포기하라는 현실에 대한 저항이자, 함께 살아보자는 독려다. 시인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사람의 체온, 혼자가 아니다, 쓸모없지 않다”(「포스트 포스트 펑크」)라고 말하는 이유도, “우리는 죽지 말자 제발/살아 있자”(「제대로 살고 있음」)라고 다독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경수, 해설)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고, 희망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리얼리스트 최지인은 요즘 젊은 시인들과는 별다르게 현실에 밀착하여 자기 세대의 어법으로 리얼리즘의 시 정신을 갱신해나간다. 최지인의 시에 많은 젊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함께 웃고 웃는 이유도 그가 현실에 발딛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유난히 또렷하고 명징한 목소리로 마음에 와닿는데, 비단 청춘들뿐만 아니라 이미 그 시기가 지나간 독자들도 자신의 지난날을 반추하며 이 시집을 오래오래 붙잡게 된다. 그것이 이 시집이 가진 힘이자, 리얼리스트로서 최지인이 그려내는 절절한 삶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최지인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살아남겠다”는 결연한 다짐과 “죽음 앞에서/절규하듯 시를 토해내는”(「세상의 끝에서」) 뜨거운 사랑의 힘으로 시를 써나갈 것이다. “희미하고/꿈만 같”고 “아무것도/보이지 않”(「몇가지 요구」)는 세상의 어둠 속을 한걸음 한걸음 헤쳐나가며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고 희망할 것”(시인의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집은 읽는 이들 각자의 고민과 사랑과 외로움에 알맞게 가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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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이어령 지음 | 열림원
13,000원
11,700원
|
650P
2022년 2월 26일, 시대의 지성이자 큰 스승이었던 이어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선생은 날카롭고 단호한 시선으로 세계를 꿰뚫어보는 명철의 소유자였지만, 또 “사람의 마음을 믿”고 자신의 세상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시인이기도 했다. 사랑과 공생의 힘, 인간의 선한 마음에 대한 신뢰, 미래에 대한 확신과 행동, 삶과 죽음의 형태로 순환하는 영원한 생명의 가치……. 그는 소진되어가는 생의 끝에서 오래도록 시들을 모아 정리하고 엮음새를 고민했다. 그리고 먼 길을 떠나기 며칠 전, 어렴풋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서문을 불러주며 이 시집을 완성했다.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이후 펴낸 이어령의 두 번째 시집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전체 4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1부 ‘까마귀의 노래’는 신에게 나아가 얻은 영적 깨달음과 참회를, 2부 ‘한 방울의 눈물에서 시작되는 생’은 모든 어머니에게 보내는 감사와 응원을, 3부 ‘푸른 아기집을 위해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순수와 희망을, 4부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딸을 잃고 난 후 고통과 그리움의 시간을 담고 있다. 부록은 선생이 평소 탐미했던 신경균 도예가의 작품에 헌정하는 시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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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이방주 지음 | 북레시피
15,000원
13,500원
|
750P
현대자동차, 현대산업개발 사장(부회장)을 지낸 이방주 회장 80년 삶, 시와 에세이에 담은 그의 품격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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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하정완 지음 | 나눔사
9,000원
8,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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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P
이 책이 속한 분야 시/에세이 > 한국시 > 현대시 사랑때문에 죽을만큼 아픈 청년들을 위해 쓰다. ‘사랑할 수 없을 때 더 사랑하라.’ ‘사랑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하정완에게 시를 쓴다는 것은 마치 숨을 쉬는 것과 같다. 결혼하는 이들이든 누구든 하정완의 시 쓰기는 마치 밥을 먹는 것처럼 시를 써주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그런 까닭에 시를 쓰지 않았던 적은 없지만 2005년 시집 ‘사랑이 나를 미치게 한다’(나눔사)를 펴낸 후 멈췄다가 18년만에 펴낸 시집이 ‘그러므로 더 사랑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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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이해인 지음 | 샘터(샘터사)
16,000원
1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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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P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불안과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을 위해 이해인 수녀가 띄우는 위로의 시 편지 신작 시 30여 편 수록! 첫 서원을 한 지 54년, 희수라고 칭하는 만 77세를 맞은 이해인 수녀가 불안과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위로의 시 편지를 건넨다. 그동안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마다 이해인 수녀의 글을 읽으며 살아갈 힘을 얻어왔다.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위로와 축복이 필요한 지금, 지속되는 거리 두기로 옆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지금 이 순간, 이해인 수녀는 봄을 알리는 꽃과 같은 한 권의 책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연둣빛 바람 부는 봄날의 꽃처럼 아름다고 향기로운 시와 글들은 봄이 와도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이 책에 실린 시와 글들은 2019년 1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쓰인 것이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급변한 우리 삶의 모습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교훈을 얻고 희망을 찾고자 한 이해인 수녀의 마음이 글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1부에는 더러 지면에 발표했으나 안 한 것이 더 많은 최근의 시들을 담았고, 2부에는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시 편지를, 3부에는 이런저런 기념 시와 글들을 담았다. 그리고 4부에는 지난 1년간 일상생활을 메모해 둔 일기 노트의 일부를 실었다. 해방둥이 동갑내기 나태주 시인은 추천사에서 “아,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은 순간순간을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도 이해인 수녀 시인님의 글을 읽으면서 견디고, 참고,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또 가슴 설레는 사랑으로 살았는지요! 당신의 기도로 우리가 하루하루 순간순간 많은 위로와 축복과 치유의 기회를 얻었음을 감사히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사랑으로 가득한 이 책 《꽃잎 한 장처럼》은 우리에게 봄꽃을 기다리는 그런 희망을 불러일으켜 줄 것이다.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 이해인의 시 〈꽃잎 한 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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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윤동주 지음 | 윤동주100년포럼 엮음 · 윤동주 옮김 | 스타북스
13,000원
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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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P
서거 77주년 탄생 105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스테디셀러 『윤동주 전 시집』의 고급양장 뉴 에디션 “3국을 아우르며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는 영원한 청년 시인!” 2022년 윤동주 서거 77주년과 탄생 105주년을 맞아 새롭게 편집한 『윤동주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 전체를 비롯해 발문 및 후기까지를 모두 발굴하여 한 권에 담은 유일한 시집이다. 이 시집은 2017년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소실되지 않은 윤동주의 시와 수필 전체뿐만 아니라, 윤동주를 위해 쓰여진 서문과 후기와 발문 등도 모두 취합하여 발간하여 스테디셀러가 된 『윤동주 전 시집』을 윤동주 서거 7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누구나 보기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깔끔하게 편집과 디자인을 새로 했다. 윤동주 서거 7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고급양장본으로 제작된 이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던 『윤동주 전 시집』을 8개의 장으로 재구성하였다. 또한 발간 당시 시가 추가될 때마다 실린 추모 글들을 마지막 8장에 모아 독자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정성들여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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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최승자 지음 | 문학동네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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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문학동네포에지 41권. 최승자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시인이 골몰했던 정신의 세계, 타로 카드와 음양오행과 신비주의의 세계로 향했던 출발점이며 분수령이 된 것이 이 시집이다. 제목 <연인들>은 타로 카드에서 대비밀, 혹은 메이저 아르카나로 알려진 22장의 카드 중 6번 ‘Lovers’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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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나희덕 지음 | 문학동네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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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나희덕 시인의 세번째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를 문학동네포에지 43번으로 다시 펴낸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간명하고 절제된 언어”(김진수)로, 그러나 커져가는 세계의 균열을 결코 보아 넘기지 않는 강건함으로 달려온 그다. 오래 사랑받았고 여전히 생생한 이 시집을 다시 펴냄은 서정마저 불온하다 의심받는 지금의 시대에 ‘제 단단함의 사슬’로 지켜온 그의 엄격이 기실 안는 품임을, 잡는 손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일이다. 새로 산 가방에 이끌려 돌아오는 길 혁명은 안 되고 나는 가방만 바꾸었지만 공허의 무게는 가벼워지지 않는다 그 무거움이 마음의 굳은살을 만든다 그걸 알면서 또 헛되이 가방을 살 것이다 채울 수 없는 빈 방을 내 안에 들여놓는 일처럼 _「가벼워지지 않는 가방」 부분 시인은 신음하나 고통을 토로하지 않으며, 세계를 재단하는 대신 내부를 가다듬는다. 그래서 25년 전의 시집을 다시 돌아보는 지금 스스로를 가만히 위로하게도 된다. “그때의 나는 왜 탱자 꽃잎처럼 얇은 마음을 찔리면서/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한 줌의 재와 침묵을 쥐고 있었던 것일까”(개정판 시인의 말). 그가 품은 것은 “누구를 벨 수도 없는 칼날”이면서 정작 “내 속의 칼날에 마음을 자꾸 베이는” 유일한 이는 시인 자신인 까닭이다. 그렇게 기꺼이 울음을 먹고 칼날을 삼킬 때 이 고통스러운 자기 경신은 외부를 외면하지 않으려는 의지이며, 그렇게 시인에게 “사랑이란 고통에 관해 말하지 않는 방법”(황현산)이다. 꽃들을 지키려고 탱자는 가시를 가졌을까 지킬 것도 없이 얇아져가는 나는 내 속의 칼날에 마음을 자꾸 베이는데 탱자 꽃잎에도 제 가시에 찔린 흔적이 있다 침을 발라 탱자 가시를 손에도 붙이고 코에도 붙이고 놀던 어린 시절 바람이 와서 탱자 가시를 가져가고 살을 가져가고 나는 어제보다 얇아졌다 나는 탱자 꽃잎보다도 얇아졌다 누구를 벨지도 모르는 칼날이 하루하루 자라고 있다 _「탱자 꽃잎보다 얇은」 부분 슬픔 속에서 그 사연을 풀어내지 않으려는 침묵, 고통을 말하지 않는 시인은 대신 기다림의 의지를 결연히 할 뿐이다. 너의 이름은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이 되어 새떼 대신 메아리만 날아오르는데(「천장호에서」) “너는 정작 오지 않”는다(「고통에게 1」). 그러나 이 삼킴, 이 절제의 밑바탕에 ‘견고함에의 의지’가 있다면 그의 부단한 헛발과 헛걸음조차 끝내 ‘너’에게로 향해 있는 까닭이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그 무수한 길도/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라, 끝내 “나의 생애는/모든 지름길을 돌아서/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푸른 밤」)이었음을 고백하듯이. 시인은 시의 슬픔을 마른 폭포, 건천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비유한 바 있다. 그것은 또한 “채탄되지 못한 슬픔”(「때늦은 우수(雨水)」)이고 “얼어붙은 호수”일 테다. “불빛도 산그림자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천장호에서」) 말하였으나 그렇게 단단하게 침묵함은 기어이 들려오는 세계의 소리에 귀기울이겠다는 의지가 된다. 스스로를 옭매는 사슬이 아니라 너에게로, 그곳으로 가겠다는 약속이고 결속일 테다.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숨을 거둘 때는/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오는 법임에(「그곳이 멀지 않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잃어버린 적이 없는, 잊어야 할 것조차 잃어버린 적이 없는” 자리로, 사람들의 자리, 사람 곁으로. 저 자리들은 어떤 뜨거움을, 꽃을, 누구의 등을, 또는 손이나 발의 길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발길에 닳아빠져 가운데가 우묵해진 나무 계단, 붉은 불빛 아래 치욕에 시들어가는 여인들의 살갗, 누군가 지친 등을 기대었던 담벼락, 고즈넉한 꽃 한 송이 피워올렸던 꽃받침, 문 밖에서 싸늘하게 식어가는 연탄재, 반생의 기억에 저를 둥글게 말아서 남은 반생 또 어디로 굴러가고 있는 것일까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잃어버린 적이 없는, 잊어야 할 것조차 잃어버린 적이 없는, 저 자리들, 누군가 남기고 간 자리들 _「저 자리들」 전문 “그곳이 멀지 않다, 고 여전히 말해보려 합니다”(개정판 시인의 말). 출간된 지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한결같이 사랑받아온 이 시집을 다듬어 펴내며 시인은 다시 ‘그곳’으로 향한다. “그가 구두를 끌고 다닌 게 아니라/구두가 여기까지 그를 이끌어온 게 아니었을까” 반성하며, “구두가 멈춘 그 자리”에서 문득 멈추었던 걸음(「구두가 남겨졌다」)을, 그러나 다시, 옮기는 것이다. 아직 더 걸을 수 있기에, 그곳이 멀지 않으므로. 화엄사 뒷산 날개도 채 굳지 않은 날벌레들 벌써 눈 뜨고 날아오겠다 발 녹인 나도 한 닷새는 더 걸을 수 있겠다 _「그 이불을 덮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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