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로어 지음 | 한국기독교연구소
출판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아마존서점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책은 저자의 독특한 그리스도론과 구원론으로 초대한다. 그리스도교는 예수보다 플라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서, 그리스도교의 원래 고유한 특성인 화육(성육신) 종교가 물질, 육체, 자연, 여성을 혐오하는 탈육신 종교로 둔갑했다고 보는 그는 이 책에서 보편적 그리스도 신비에 기초한 “대안적 정통주의”를 제시한다. 즉 예수 한 사람만 그리스도라고 고백해왔던 오랜 전통에서 “잊혀졌던 실재,” 곧 만물 속의 “신적 현존,” “초월적 내재,” “만물의 충만함”으로 표현된 실재를 되찾고 동방교회의 공동체적 부활 이해에 근거해서 “보편적 그리스도”를 제시한다. 이런 보편적 그리스도론의 바탕은 요한복음과 바울로의 편지들, 프란치스칸 전통의 화육 신비주의이며, 최근의 존 도미닉 크로산과 월터 윙크 등의 예수 연구와 카를 융, 샤르댕, 칼 라너의 통찰력에 근거한다. 그리스도를 예수에게만 적용한 “특수계시”라는 정통주의는 예수를 예배의 대상으로 만들고 모든 사람들 속에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실재를 간과하는 한편, 예수가 경계했던 종교적 투사와 배타주의, 타자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 생태계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을 초래했기 때문에, 그는 빅뱅 이후 계속되는 화육 과정 속에서의 그리스도 신비의 계속성과 보편성을 강조함으로써 모든 피조물의 성스러움과 아름다움, 그리스도 신비를 닮는 신자들의 온전한 성숙과 제자도, 공동체적 구원, 생태계에 대한 책임성의 초석을 마련해준다. 특히 예수는 자신을 “메시아”라고 부르지 않았으며 항상 “사람의 아들,” 곧 “사람”이라고 불렀을 뿐 아니라 “폭력이 구원한다”는 메시아주의에 반대한 ‘안티-메시아’였다는 점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절실했다. “하느님은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것이 되심으로써 사랑하신다”고 역설하는 그는 하느님의 본성과 화육, 원죄와 십자가, 구원과 성만찬(영성체), 속죄론, 부활의 여정, 관상의 의미와 수행에 대한 설명을 통해, 탈육신 종교의 혐오와 폭력에 대한 대안적 정통주의를 제시할 뿐 아니라 생태계 붕괴에 직면하여 혐오와 폭력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묵시종말적 시대에 신비주의적 그리스도교가 인류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을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