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늘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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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시집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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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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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91418332
쪽수 : 528쪽
박노해  |  느린걸음  |  2022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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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박노해 시인의 12년만의 신작시집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조차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가슴에 벼락 같이 꽂히는 한 줄의 시詩를 만난 적이 있는가. 내 안의 나를 흔들어 깨우는 목소리, 어둑한 앞길을 비춰주는 빛과 같은 문장을. 때로 그 한 줄에 기대어 힘겨운 날들을 버텨내고, 나를 다시 살게 하는 그런 시를. 상처 난 우리 가슴은 간절히 시를 부르고 있다. 세상의 분노와 혐오에 휩쓸릴 때, 하루하루 내 영혼을 잃어갈 때, 이 세계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무력하기만 할 때. 바로 그때, 박노해의 시를 꺼내 들어야 하는 순간이다.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 시집”이 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12년 만에 박노해 시인의 신작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가 출간된다. 3천여 편의 육필 원고 가운데 301편을 묶어 펴낸 이번 시집에는 그동안 입에서 입으로 낭송되고 사랑받은 시들, 그러나 책으로는 처음 출간되는 「너의 하늘을 보아」, 「별은 너에게로」, 「살아서 돌아온 자」, 「경계」, 「이별은 차마 못했네」, 「동그란 길로 가다」 등의 시도 함께 담겨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밤하늘의 북두칠성처럼 언제나 나의 길을 밝혀줄 301편의 시를 건네며 박노해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삶이 빚어낸 이 시들은 이제 그대의 시이자 우리의 시라고. “나의 시는 어둠과 눈물 속에서 암시暗示받은 암시暗詩일 뿐, 이 시는 그대의 것이다. 그대가 말하라.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삶으로, 자신이 싸워낸 진실로.”
저자 소개
저자 : 박노해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금서였음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었으며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다. 1991년 군부독재 정권 하에서 사형을 구형받고 환히 웃던 모습은 강렬한 기억으로 새겨졌다. 무기수로 감옥 독방에 갇혀 침묵 정진 속에 광활한 사유와 독서와 집필을 이어가며 새로운 혁명의 길 찾기를 멈추지 않았다.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그 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20여 년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왔다. 자신에게 전승되고 간직해온 사랑의 불을 지구별의 아이들에게 전해주겠다는 그는, 어둠 속을 걸을 때나 시련의 계절을 지날 때도 “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고 말한다. 감옥에서부터 30년간 써온 한 권의 책, 우주에서의 인간의 길을 담은 사상서를 집필 중이다. 시인의 작은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기르며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아가는 삶의 공동체 〈참사람의 숲〉을 꿈꾸고 있다. instagram @park_nohae
목 차
■ 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 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 11 내가 좋아하는 것들 12 꽃씨를 심어요 14 작게 살지 마라 16 죽은 강아지를 안고 18 내 책이 21 누구일까, 최초의 그 사람은 22 청매화 향기 날아오면 24 비움의 사랑 25 그러나 그러지 마라 28 못 견딜 고통은 없어 29 눈을 씻고 가자 31 문득 나만 홀로 남았다 32 둘러싸이라 34 젊음은 좋은 것이다 35 광야의 밤 38 내가 여행하는 이유 39 그날 아침 죽음이 내게로 걸어왔다 41 비난자 43 무장봉기 44 진정한 멋 46 10억 줄게 감옥 갈래 47 입춘立春이면 49 빌어먹을 신神 50 한순간에, 눈보라처럼 52 만년필萬年筆 53 지고 나르는 고통 56 역사의 무대에서 57 내가 죽고 싶은 자리 59 회상回想의 말 60 사랑과 의무 63 하얀 봄날에 64 나는 그냥 66 누군가 있으니 68 늘 단정히 69 중독자들 71 자기 해방의 태도 72 돌의 독백 73 신은 감사를 거절한다 75 세상이 조용해져 버린 날 76 가을은 짧아서 78 살다 보면 그래요 80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82 ■ 내 몸의 문신 이유 따윈 85 첫 걸음마 하는 아이처럼 87 차마 봄이란 말 대신 88 그 한 사람 89 초고는 쓰레기 91 접속과 소통 94 얼굴 속의 얼굴들 95 사랑은 끝이 없다네 97 아이들의 진실 99 내 몸의 문신 100 진달래 104 홀로 잠든 밤이 더 많았네 105 미치지 못한 내 눈빛 106 나무를 바라보자 108 지구별의 자장가 109 사생관死生觀 111 기억하라 112 오늘의 날씨 114 삶이 뭐라고 생각하니 115 너무 많아 너무 적다 117 젊음에 대한 모독 118 사랑한 만큼 보여요 121 아이가 온다 122 인생에서 슬픈 일 124 한밤에 목을 땄어 125 내가 해 봐서 아는데 127 돌고 돌고 128 감염感染된 사랑 129 진실의 광부 133 그래도 미움으로 살지 말거라 134 경계警戒 136 그녀가 지나갔다 137 계획을 지우고 비움을 세운다 139 시인의 사치 140 이 무서운 사랑 142 한잠 잘 자라 144 한국 사람들은요 145 최소한의 것만을 147 다 다르게 불리기를 148 그래도 지구는 돌고 150 별에 대한 가장 슬픈 말 151 내 인생의 모든 계절 153 세 발의 총성 154 ■ 젊음은, 조심하라 우는 걸 좋아한다 157 위대한 눈을 가져라 158 영혼의 연루자 161 수선화가 처음 핀 날 162 후에, 그 아이들이 163 비상등과 사이렌의 세계 165 핵존심 166 말이 없어도 168 책은 위험하다 169 그냥 먹는 게 아니제 171 여자한테 차인 날 172 젊음은, 조심하라 176 어머니가 그랬다 178 누가 우리를 여기에 179 봄이네요 봄 181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나는 182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183 거목의 최후 185 오늘처럼만 사랑하자 186 사방으로 몸을 돌려 싸웠다 188 모두가 아무도 190 여행자의 기도 192 고요한 봄 194 괜찮아 괜찮아 196 고문 후유증이 기습한 밤에 197 돌 위에 앉은 개 한 마리 199 씨앗은 알아서 200 푸른 물빛은 붉게 물들고 203 너도 한번 털어보자 204 두 마음 205 아이에겐 필요해 206 다 공짜다 208 대중성이라는 무덤 210 사랑이 일하게 하라 211 메시는 영원하다 212 행복을 붙잡는 법 214 고맙다 적들아 216 사람이 영물이다 217 묻지 말자 219 싱그런 레몬 한 개 220 죽은 자들이 산다 221 예수를 패버리러 지옥으로 쫓아갔지 223 이별은 차마 못했네 225 ■ 나는 다만 나 자신을 이름대로 살아야겠다 229 무화과無花果 231 모처럼 사람을 만났다 232 안타까워라 235 별일이야 236 나무가 먼저였다 238 아버지 내 아버지 239 거룩한 바보처럼 242 나를 죽이던 시간이 확 돌아서 243 새떼와 나무 245 회갑回甲에 247 장기와 인생 249 정직한 시詩 250 나라가 망하는 길 252 그래도 복덕방 253 살아서 돌아온 자 255 바보의 대답 257 마음의 기척 259 설마, 그럴 리가 260 더없이 263 넌 아주 특별한 아이란다 264 나는 다만 나 자신을 266 동행자 267 상처를 남겨두라 268 돌려라 힘 271 봄불 272 선물은 신중히 273 나눔의 신비 275 수위水位를 바라본다 276 추억은 뜰채와 같아서 278 취한 밤의 독백 279 어쩌면 좋습니까 281 여자 문제라니 282 생각의 힘 285 젊은 날엔 남겨두라 286 매듭을 묶으며 288 내 뒤에는 백두대간이 있다 289 지구가 그랬다 291 나는 꽃도둑이다 292 정면으로 바라볼 때 295 성상聖像 296 너의 때가 온다 298 미래로 추방된 자 299 ■ 악에 대한 감각 자유는 강력한 사로잡힘 303 알리의 한 마디 305 안에서 들리는 소리 306 옥수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 308 시대의 폭풍이 자신의 내면을 310 탁, 둥근 알이 깨질 때 311 악에 대한 감각 313 내 품속의 수첩에 315 나무들이 걸어간다 316 좋은 것은 좋게 쓰라 318 아픈 심장을 위하여 320 나의 독자는 삼백 명이다 321 박정희가 죽던 날 323 어린 짐승 325 동그란 길로 가다 327 뉴스 뒤에는 사람이 있다 329 저 하늘 어딘가에 330 해거리 331 삶이 불타고 있다 333 신이 된 과학 335 뱃속의 아이는 이미 336 지는 게 이기는 거란다 338 시묘侍墓의 생 339 가시가 있다 343 다 큰 어른이 345 유랑자의 노래 347 상처는 나의 것 349 가을 나그네 351 수수수수수 352 니체를 읽는 밤 354 수리매, 올빼미, 호랑이 356 아득하여라 357 과자 봉지의 뒷면을 읽듯이 359 뒤를 돌아보면서 361 이런 날, 할머니 말씀 363 선한 영향력이 있으니 365 연말정산 367 좌우左右에서 369 너의 어휘가 너를 말한다 370 내 인생의 주름 372 눈물 대신 노래를 374 최후의 부적응자로 375 끝에서 나온다 378 ■ 언제나 사랑이 이긴다 꽃은 짧아서 381 하늘을 보는 소년 382 봐라, 돌아온다 384 과거의 씨앗들이 꿈틀대고 385 나의 귀인이 되어주실라요 386 주목注目한다 389 좋은 사람을 좋아할 뿐 391 밤은 반란자들의 공화국 392 그대로 두라 394 엄마에게 395 목화는 두 번 꽃이 핀다 397 스승과 제자 399 태양만 떠오르면 우리는 살아갈 테니 400 사랑은 가슴에 나무를 심는 것 402 비는 땅에서 내린다 404 무겁게 가볍게 406 그런 밤이 있다 407 게릴라의 노래 409 악몽 속에 계시가 온다 411 언제나 사랑이 이긴다 412 어떤 일이든 415 오늘은 선거 날 416 혐오가 나를 오염되게 하지 말라 419 당나귀 420 사랑이 되기 422 관상觀想 휴가 423 맞춰가면 밟히리라 426 인간은 서로에게 외계인이다 427 좋은 죽음 428 사인을 받았다 429 숲에서 시작되죠 431 네 안의 시인 432 성장하기 위해서는 434 가혹한 노년 435 가난한 가을날에 437 코로나 성탄절 439 촛불을 켜라 442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443 사라진 별들 445 누구의 것인가 446 나무야 부탁한다 447 새 푸르게 기억하라 450 우주 끝까지 가볼 참이야 452 ■ 별은 너에게로 진짜 나로 455 냉정한 것같이 456 동백꽃 457 폭풍의 끝에 459 길 잃은 희망 461 우는 능력 462 나를 갖고 논다 464 존재의 정점 466 사랑이 그러네요 467 세상의 끝에 469 떨림의 생 470 가을볕이 너무 좋아 473 인간은 영원한 신비다 474 산닭의 잉태 476 새해에는 간절하게 478 진실은 찾아오라 한다 479 시가 괴로운 밤에 480 어머니의 꽃등불 483 맑은 눈의 아이야 484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486 그대가 없는 이 지구는 487 안 되면 안 한다 489 위선자들 490 그냥 참아요 492 첫눈이 함박 내리면 493 침향沈香 495 형벌처럼 이렇게 497 금이 가는 가슴 499 다시 꿋꿋이 살아가는 법 500 내 옷을 입고 죽고 싶다 501 향사전언香死傳言 504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505 고독의 나무 507 자유는 위험과 함께 508 내 인생의 마지막 계절이 오면 509 봉숭아 꽃물 511 말라 죽은 나무에 512 별은 너에게로 515 끝에서 청춘 516 그리움이 길이 된다 518 시인의 각오 520 가라, 아이야 521 너의 하늘을 보아 524
출판사 서평
무언가 잘못된 세상에 절망할 때 하루하루 내 영혼이 희미해져갈 때 다른 길을 걸어갈 용기가 필요할 때 나를 흔들어 깨우고 일으켜 세워줄 301편의 시 고난과 어둠 속에서도 언제나 '빛을 찾아가는 여정'에 자신을 두었던 박노해 시인의 투혼과 용기, 지혜와 사랑의 삶이 이 한 권에 담겼습니다. 하늘같은 마음의 그대에게 박노해 시인이 건네는 별빛같은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 너의 하늘을 보아 //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 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박노해 시인의 12년만의 신작시집 시인이자 혁명가이며 유랑자로 살아온 인생 젊은 날의 약속이 있어, “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 “저주받은 시인이고 / 실패한 혁명가이며 / 추방당한 유랑자”(「취한 밤의 독백」) 박노해. 그는 가난한 청년 노동자 시절을 지나, 민주화 운동으로 사형 구형과 무기징역 감옥살이, 석방 후에는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새로운 혁명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길은 어둠이었으나 그는 언제나 ‘빛을 찾아가는 여정’에 자신을 두었다. 『노동의 새벽』(1984)을 썼던 27살의 ‘얼굴 없는 시인’은 이제 머리에 흰 서리가 내려앉은 70을 바라보는 성상星霜이 되었다. 그럼에도 『너의 하늘을 보아』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온 ‘푸른 마음’의 소년을 마주하는 것 같다. 박노해 시인은 “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고 말한다. “널 지켜줄게 / 그 말 한 마디 지키느라 / 크게 다치고 말았다 / 비틀거리며 걸어온 내 인생 // 세월이 흐르고서 나는 안다 / 젊은 날의 무모한 약속, / 그 순정한 사랑의 언약이 / 날 지켜주었음을”(「그 약속이 나를 지켰다」). 변함없는 ‘첫마음의 길’을 걸어온 그의 힘은 바로 그 ‘약속’이었다. 『너의 하늘을 보아』에는 “오직 나 자신만이 증인”인 그의 삶과 사랑, 투쟁과 상처의 고백이 오롯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이 푸른빛의 시집은 잊고 있던 ‘내 안의 소년 소녀’를 일깨운다. 선함과 사랑의 길로 손내민다. “자신 안에 자리한 악의 능력을 /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자가 있다 // 자신 안에 커오는 선의 능력을 / 쉬임 없이 고무시키는 자가 있다 // (…) 아무리 무력한 듯해도 선한 사람은 / 선한 존재 자체로 내뿜는 영향력이 있으니”(「선한 영향력이 있으니」). 삶과 죽음, 청춘과 사랑, 아이와 노년, 관계와 휴식, 인생의 모든 순간이 담긴 한 권의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는 528쪽의 두께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한 사람이 쓴 시라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수많은 목소리가 울려온다. 탄생과 사랑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굵직한 순간 사이로 아이와 부모, 교육과 배움, 연애와 이별, 청춘과 노년, 정원과 농사, 독서와 여행, 고독과 관계 등 삶의 모든 순간이 이 한 권의 시집에 담겨있다. 평범하다 여겼던 일상이 순간 비범한 행위로 비약하고, 이렇게 풍요로운 의미로 빚어질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내 영혼을 맑게 하는 시, 인생의 고비마다 꺼내 읽고 인용하고 싶은 시가 가득하다. 특히 이 땅의 청춘에게 보내는 애정과 격려의 시편들이 많다. 흔한 ‘위로’가 아닌 정신이 번쩍 나는 ‘직언’을 건넨다. “젊음은, 조심하라 // 젊은 너의 마음을 얻으려 / 온갖 위로와 재미를 바치며 / 화려한 유행의 분방함으로 / 고귀한 젊음을 탕진케 하리니”(「젊음은, 조심하라」). “고통에도 습관의 수준이 있어 / 그러니까, 고통을 견뎌내는 / 자기 한계선을 높여 놓아야 해 // (…) 고통받을 그 무엇도 하지 않으면 / 그 무엇도 아닌 존재가 되고 말 테니까”(「못 견딜 고통은 없어」). 젊음을 위로하고 젊음에 편승하는 시대, 박노해 시인은 뜨거운 믿음으로 말한다. “청년을 위한다며 동정하고 위로하는 건 / 청년에 대한 최고의 모독이다 / 젊음은 젊음 그 자체로 힘이다 // (…) 젊음은 위로가 아닌 활로가 필요하다”(「젊음에 대한 모독」). 어쩌면 아프고 불편하기까지 한 박노해의 시는, 바로 그렇기에 우리 영혼을 강인하게 하는 힘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인식의 전복 ‘시를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박노해 시인의 시는 사건과 사물, 세상과 자신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무심한 돌 하나에서도, 풀꽃과 나무, 책과 만년필에서도 그 존재의 전혀 다른 빛을 비춰낸다. 그의 통찰과 성찰, 상식을 전복하는 관점은 기존의 세계관을 번쩍 확장시키고, 그 시를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강렬한 체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 그런 게 아니다 인간은 // 사랑받기보다 / 사랑을 하기 / 사랑이 되기”(「사랑이 되기」). “내 손바닥에 세상을 놓고 / 스마트폰을 갖고 놀다 보니 / 스마트폰이 나를 갖고 논다 // 편리가 나를 갖고 논다 / 검색이 나를 갖고 논다 / 재미가 나를 갖고 논다 // (…) 아무래도 크게 걸려든 것 같다”(「나를 갖고 논다」). “인생이 길어졌다 / 아니 / 수명이 길어졌다 // 시간이 짧아 초조하다 / 시간이 길어 불안하다 / 인생은 짧고, 노년은 길다 // 삶이 이리 길 줄 알았더라면, / (…) 다르게 배우고 다르게 일하고 / 다르게 살아왔을 텐데”(「가혹한 노년」). 전대미문의 사태였던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서도 그는 말한다. “하얀 천에 씌워진 인간의 봄날에 / 벚꽃 날리는 시대의 상여喪輿 길에 / 나는 검은 옷을 입고 애도하듯 / 최후의 게릴라처럼 홀로 걷는다 // 문득 죽음 같은 고요가 밀려온다 / 하이얀 얼굴들의 차가운 공기가 / 거리마다 혁명 없는 잔싸움이 / 병적인 우울과 무력한 일상이 // (…) 다 죽은 듯 황량하던 대지에 / 얼음 속의 꽃씨 하나처럼 / 견디고 지키고 은신한 그대가 / 여기요, 나 살아있어요, / 거기 누구 살아있나요, / 꽃눈처럼 떨림으로 부르는 소리 // (…) 그렇게 다시 봄이 오고 / 그렇게 다시 빛이 오고”(「하얀 봄날에」). 그의 예리한 정신의 시어들은 시대 모순의 급소를 찌르면서도, 상처 입은 영혼들에게 바치는 한 송이 들꽃 같은 깊은 서정을 담고 있다. 맑은 눈물로 마음이 씻기며 더 크고 고귀한 존재가 되는 ‘시의 체험’ 박노해 시인의 시는 쉽다. 난해한 의미를 해석하느라 복잡하게 머리를 맴돌지 않고 바로 가슴으로 꽂히는 시이다. 기교와 장식 없이 시퍼렇게 벼린 시어들은 단순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리듬감에 흡입력이 있어, 마침표 한 번 찍지 않고 끝까지 휘몰아치며 빠져들게 한다. 내면의 심연에서 우주의 대서사시까지, 그 시의 공간과 시간 속으로 단숨에 이끌며 시를 읽는 순간 그것을 ‘체험’시켜 버린다. 박노해의 시는 생생히 살아있다. 눈물이 터지는 시, 웃음이 나오는 시, 가슴에 불을 붙이는 시, 고요히 잠겨드는 시, 그렇게 시를 읽는 동안 제대로 웃고 제대로 울면서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내가 살아 있었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물이 날 때의 그 진실한 기분 / 허위가 씻겨져 내려가는 기분 // 비를 쏟은 하늘은 얼마나 해맑은가 // (…) 사랑은 우는 걸 좋아한다 / 하늘은 우는 걸 좋아한다 / 나는 우는 걸 좋아한다”(「우는 걸 좋아한다」). 그가 사랑한 이들이 아프고 상처 난 존재였기 때문일까. 눈물 그렁한 전쟁터의 아이들, 독재에 저항하다 스러진 청년들, 영혼의 총을 든 소년 소녀 게릴라들, 곧은 마음으로 어려운 날을 견뎌온 민초들, 그들이 미처 울지 못한 시대의 울음이 크게 터져 나온다. 맑은 눈물로 마음이 씻기며 더 크고 고귀한 존재가 되는 진정한 ‘시의 체험’을 선사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가난이 서러울 땐 하늘을 보았어요 / 죽은 아빠가 그리울 땐 하늘을 보았어요 / 억울하고 따돌림당하고 외로운 날엔 / 홀로 먼 길을 돌아가며 하늘을 보았어요 // (…) 나는 하늘을 보는 소년이었어요 // (…) 나에겐 하늘이 있었어요 / 하늘이 눈에 담은 내가 있었어요 / 오늘도 난 하늘을 보는 소년이에요”(「하늘을 보는 소년」).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조차. 하늘 같은 마음의 그대에게, 오래도록 사랑의 불씨를 품어온 박노해 시인의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를 전한다. 지구의 끝간 데까지 밀어 나간 박노해 시인이 검푸른 우주를 품고 ‘끝에서 나오는 새로운 길’을 별의 지도처럼 펼쳐내는 시집. 어느 쪽을 펴 보아도, 삶으로 살아낸 지혜를 기꺼이 나눠주고, 나만의 길을 찾아갈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 표제 시 「너의 하늘을 보아」가 수많은 10대들의 “내 인생의 시”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별빛 쏟아지는 이 푸른빛의 시집을 아이들 곁에 꼭 놓아주면 좋겠다.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 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 너의 하늘을 보아”(「너의 하늘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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