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사 연구, 조사선의 성립과 사상 형성 등에 관한 전무후무한 연구를 바탕으로 선서(禪書)를 집필해 온 정성본(동국대 명예교수) 스님의 역작 『종용록 강설(從容錄 講說)』(전 8권, 민족사 간행)이 출간되었다.
종용록은 묵조선의 시조인 굉지정각 선사가 송고(頌古)하고, 조동종의 선풍을 드날린 만송행수 선사가 평창·착어한 선어록(禪語錄)이다. 벽암록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 2대 선서(禪書)로서 조동 · 묵조선의 수행체계를 정립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성본 스님이 수십 년간 심혈을 기울여 집필, 끊임없이 수정 보완하여 40여 년 만에 펴낸 『종용록 강설(從容錄 講說)』은 13세기 종용록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21세기 한국불교가 낳은 명저로 불릴 만한 대작이다. 전 8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 세상의 지혜, 인간의 지혜, 불교와 선(禪)의 지혜, 그리고 중국 만년(萬年)의 지혜가 집약되어 오늘의 언어로 살아 숨 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 소개
저자 : 정성본
1950년 경남 거창 출신으로 속리산 법주사에서 출가하였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을 졸업했으며, 일본 아이치 가쿠인(愛知學院)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이후 도쿄(東京)의 코마자와(駒澤)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충남대학교 철학과와 중앙승가대학교에서 강사를 지냈으며, 동국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는 한국선문화연구원 원장으로 선어록을 강의 중이다. 한국선문화연구원(zenmaster.co.kr)의 문을 두드리면 『종용록강설』을 비롯하여 『임제록』, 『육조단경』, 『대승기신론』 등 많은 강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저서로는 『중국선종의 성립사 연구』(민족사, 1991), 『선의 역사와 사상』, 『선과 다도』, 『선불교란 무엇인가』, 『선종의 전등설 연구』, 『참선수행』, 『선불교의 이해』, 『간화선의 이론과 실제』, 『좌선으로의 초대』, 『선시의 세계』 등이 있고, 역주서로는 『돈황본 육조단경』, 『대승기신론 역주』(전2권), 『금강경 강설』, 『벽암록』, 『임제록』, 『무문관』, 『반야심경』 등이 있다.
불교의 지혜, 선(禪)의 지혜, 삶의 지혜,
중국 만년(萬年)의 지혜가 집약된
성본 스님(동국대 명예교수) 역주 강설
<종용록 강설(從容錄 講說)> (전 8권)
중국 선종사 연구, 조사선의 성립과 사상 형성 등에 관한 전무후무한 연구를 바탕으로 선서(禪書)를 집필해 온 정성본(동국대 명예교수) 스님의 역작 『종용록 강설(從容錄 講說)』(전 8권, 민족사 간행)이 출간되었다.
종용록은 묵조선의 시조인 굉지정각 선사가 송고(頌古)하고, 조동종의 선풍을 드날린 만송행수 선사가 평창·착어한 선어록(禪語錄)이다. 벽암록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 2대 선서(禪書)로서 조동·묵조선의 수행체계를 정립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성본 스님이 수십 년간 심혈을 기울여 집필, 끊임없이 수정 보완하여 40여 년 만에 펴낸 『종용록 강설(從容錄 講說)』은 13세기 종용록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21세기 한국불교가 낳은 명저로 불릴 만한 대작이다. 전 8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 세상의 지혜, 인간의 지혜, 불교와 선(禪)의 지혜, 그리고 중국 만년(萬年)의 지혜가 집약되어 오늘의 언어로 살아 숨 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칭기스칸의 책사였던 야율초재의 요청으로
세상에 나온 종용록(從容錄)
<종용록>은 1223년 중국 조동종의 선승 만송행수(萬松行秀)가 천동정각(天童正覺)의 송고 100
(頌古百則)에, 시중(示衆)과 착어(着語) · 평창(評唱, 강설 · 평석 · 해설)을 붙인 것으로, 원오극근의 『벽암록(碧巖錄)과 함께 중국 선종의 2대 명저로 꼽히는 공안집이다.
만송행수 선사는 서문에서 <종용록>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이 책은 천동굉지 선사의 바다와 같이 넓은 학문(學海)과 뛰어난 문장의 변화(波瀾), 그리고 여러 고전의 언어나 고사를 인용하여 불법(佛法)의 도리로 회통시켜서, 절묘하고 훌륭한 방편법문(巧便, 선수행의 방법)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둘째, 학인들이 이 책에서 제시한 자료의 출처를 검토하고 확인하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셋째, 나 만송은 옛 조사들의 법문과 자료를 제시했을 뿐, 자신의 주장과 억지 견해를 드러내지 않았다.
만송행수 선사는 유교, 도교는 물론이고 중국의 고전과 역사에도 정통한 지식인이었으며, 출가하여 불법과 선의 종지에도 뛰어난 안목을 모두 갖춘 선승이었다. 세 번이나 대장경을 열람하였다고 하는 만송행수 선사는 걸출한 제자들을 배출하였는데, 칭기스칸의 책사로서 원나라 개국에 큰 공헌을 세운 야율초재도 그의 제자이다. 종용록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 야율초재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점 또한 매우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우리 종문에 천동(天童) 선사라는 분이 송고(頌古) 100칙을 지었는데 그것을 절창(絶唱)이라고들 한다. 나는 만송노인(萬松老人, 만송행수)께 ‘이 송고에 평창(評唱)을 붙여 후학들의 안목을 열고 일깨워 주십시오.’라고 간청하는 편지를 7년을 두고 전후로 아홉 차례나 보냈는데, 이제야 책(종용록)을 받게 되었다.”
야율초재는 천동굉지의 송고가 절창(絶唱)이라는 것을 알고서 7년 동안 9차례나 만송 화상에게 편지를 보내 평창을 붙여서 선의 정법안을 일깨워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만송의 종용록 평창 원고를 받고 다음과 같이 감동하고 있다.
“나는 서역에서 외롭게 몇 해를 지내다가 홀연히 이 답장(종용록)을 받고 보니 술에서 깨어난 듯, 죽었다 다시 소생한 듯 뛸 듯이 환호했다. 동쪽을 바라보고 머리를 조아리며 재삼재사 펼쳐놓고 음미하면서 책을 매만지며 감탄하였다.
‘만송 선사가 서역(인도)에서 오신 듯하다. 그 한마디의 말씀, 반 마디의 글자들이 모두 귀결처를 가리키고 정법의 안목을 제시한 것이다. 고금에서 가장 뛰어날 정도로 높아서 만세의 모범이 될 만하다. 인간과 하늘을 저울질하고 조화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뉘라서 여기에 동참할 수 있겠는가!’
큰 보배산에 오르는 듯 화장세계 바다에 들어간 듯하였다. 굉장하고 진귀한 보물들이 광대하게 갖추어져 있어 이쪽을 가도 저쪽을 가도 맞닥뜨려 눈이 풍부해고 마음도 배불렀으니 어찌 세간의 언어로 그 만분의 일이나마 형용할 수 있겠는가? 내 감히 그 훌륭한 보배의 법문을 독차지할 수 없어 천하의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담연거사 야율초재의 원력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종용록??이야말로 조동종의 종지를 꿰어 선불교의 정안(正眼)을 열어주는 선어록임을 야율초재의 서문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서문에서 밝힌 야율초재의 한마디 한마디는 갖가지 수사(修辭)를 뛰어넘는 이심전심의 해설이라고 할 수 있다.
성본 스님이 선어록을 읽는 안목을 열어주고,
종용록의 가치를 새롭게 드날린 신(新)버전의 종용록
종용록(從容錄)은 만송행수 선사가 주석하며 종용록을 집필했던 종용암에서 이름을 붙였는데, 종용이란 ‘평안한 자신의 본래 얼굴’이라는 뜻이다. 태연하고 침착한 평상심의 얼굴로 유유자적하게 지혜로운 삶을 사는 사람을 말한다. 조사선의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 “무심시도(無心是道)”와 같은 의미이다.
“<사기(史記)> 추양(鄒陽)전에 ‘추양이 상서(上書)에게 말했다. 명월(明月) 같은 구슬, 야광(夜光)의 옥(璧), 어두운 밤길에 사람에게 던지면 칼을 뽑으려고 하지 않을 자가 없다. 왜냐하면 원인 없이 구슬이 앞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한다. 매사에 원인 없는 일은 없다. 그 원인을 모르면 당연히 놀라게 된다.
만송은 이 두 가지 고사를 인용하여, 양무제는 달마대사가 어떠한 인물인지 그가 서쪽에서 오신 의미(祖師西來意)를 알지 못했고, 또 정법의 안목을 구족하지 못한 중생심의 양무제는 달마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풍자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종용록에는 벽암록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수많은 중국 고전과 고사(故事)가 나온다. 성본 스님은 이 책에서 종용록의 고사에 대하여 그 스토리와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여러 가지 고사(故事)가 ??종용록??에서는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밝히고 있다.
만송은 “훌륭한 재주는 졸렬한 것처럼 보인다.(大巧若拙)”라고 착어했다. 이 말은 ??노자?? 제45장에 “훌륭한 재주(大巧)는 졸렬한 것(拙)과 같고, 훌륭한 웅변(大辯)은 어눌(訥)한 것과 같다.”라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선불교의 지혜와 지적(知的) 문화유산을 집약한 종용록의 가치를 성본 스님이 새롭게 드날린 신(新)버전의 종용록이라 할 수 있다. 종용록의 선(禪)의 세계를 21세기 현실 속에서 구현한 성본 스님 역주 종용록 강설은 광활한 지식의 바다, 지혜의 바다를 종횡으로 누리면서 독서 삼매, 독서락(讀書樂)을 얻게 한다. 한편 선어록의 독해 능력, 선어록을 보는 안목을 길러주고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장점이다.
선의 지혜, 불교의 지혜, 중국 고전의 지혜가 집약되어 있는 성본 스님 역주 ??종용록 강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선(禪)에 한층 다가서게 되고, 더없는 인생의 낙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