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촛불혁명 이후 민주주의의 가치가 사회·문화적으로 확대되었다. 지난 2019년 말에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는데, 주요 내용 중 하나로 만 18세 선거권이 도입되어 2020년 4월 15일 제21대 총선을 기점으로 2002년 4월 16일을 포함한 이전 출생한 고교 3학년부터 선거와 선거운동 참여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서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민주주의, 학교민주화, 학교자치, 교육자치 등 민주주의와 관련된 용어들 여기저기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 ‘민주학교’가 있다. 이 책은 민주학교의 길을 누구보다 먼저 걸어간 사람들의 고민과 실천이 담겨 있는 소중한 보고이다. 저자들은 교육 정책의 일선에서 갈고 닦은 교육 이론과 실무, 행정 경험에 바탕하여 민주학교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저자 소개
저자 : 이대성
(능곡고등학교 교감, 교육학박사-사회과교육전공)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에서 장학사로 근무하며 실천 중심의 민주시민교육과 학교민주주의 정착을 지원하였다. 함께하는 학교민주주의 실천을 고민하며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 학교민주주의 지수 조사·활용, 학교자치조례 제정·실천에 관한 정책 등을 추진하였다. 현재는 고양 능곡고등학교 교감으로 전직하여 학교민주주의를 넘어 학교자치 실현으로 교육공동체가 행복한 학교를 상상하며 실천하고 있다.
저자 : 이병희
(샘모루초등학교 교감, 교육학박사-교육심리전공)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에서 장학사로 근무하며 회복적 생활교육, 평화로운 학급공동체 운영을 지원하였다. 또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으로 ‘경기도 학교민주시민교육 발전 방안 연구’, ‘경기청소년교육의회 구성 및 운영 방안’, ‘지능정보사회의 학교평생교육 운영 모델 개발 연구’ 등에 관한 교육정책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는 샘모루초등학교 교감으로 전직하여 교육과정 중심의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자 : 이지명
(경기도연천교육지원청 장학관, 교육학박사-윤리교육전공)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감사관실에서 장학사로 근무하며 민주적인 학교문화 현장 안착을 지원하였다. 학교의 기능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론보다 실천이, 현상보다 본질이, 기능보다 관계가 중요함을 알아가며 학교 공간 속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아름다운 길을 찾고자 모색 중이다. 별내고등학교 교감으로 민주시민교육 실천학교 운영 및 민주시민교육 정책실행연구회를 운영하였고, 현재는 연천교육지원청 장학관으로 전직하여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민주시민교육 실천을 고민하고 있다.
저자 : 이진희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교육학박사-교육심리전공)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에서 장학사로 근무하며 참여·실천하는 민주시민교육과 시민적 인성교육을 담당하며 민주학교의 태동을 위해 힘썼다. 학교와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민시민교육에 항상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내가 있는 자리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학교교육과정과에 근무하며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장면에서 교육공동체의 민주성이 발휘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저자 : 최종철
(산들초등학교 교감, 교육학박사-교육사회전공)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사로 근무하며 학생자치활동, 학생사회참여, 토론동아리, 교과서 속 민주시민 체험활동 등 삶과 연계된 민주시민교육을 지원하였다. 교감으로 전직한 후에는 ‘경기도학교민주시민교육 발전 방안 연구’, ‘경기학교민주주주의 정책실행연구회’와 ‘학교자치워킹그룹’ 회장을 맡아 학교 현장에 활용될 수 있는 실천사례를 만들고 확산하는 데 노력하였다. 현재는 산들초등학교 교감으로 민주시민교육과정 운영과 민주적 학교문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자 : 홍석노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교육연구사, 법학박사-헌법전공)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파견되어 학교민주주의 지수 개발, 학교자치조례 제정, 학교민주시민교육 정책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다양한 정책연구와 입법 지원 활동을 통해 모든 학교 구성원이 시민으로서 ‘민주적 삶을 살아낼 수 있는(living in democracy)’ 학교 문화와 구조를 만드는 일에 힘쓰고 있다. 현재는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교육연구사로 전직하여 학교가 시민을 탄생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목 차
추천사
들어가며
제1장 민주학교,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민주학교란 무엇인가?
민주학교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제2장 민주학교, 교육과정을 만나다
교육과정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함께 만드는 민주적 교육과정
함께 실천하는 민주적 수업
함께 성장하는 민주적 학생평가
제3장 민주학교, 학교문화가 중요하다
학교문화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소통과 공감의 민주적 학교문화
자율과 책임이 있는 민주적 의사결정
참여와 성장의 민주적 실천
제4장 민주학교의 지속적 성장을 위하여
민주시민교육을 넘어 사회정의교육을 지향하는 민주학교
민주학교 작동 방식으로서 학교 시민사회화
학교 교육과정의 초점화
학교 공간의 민주성: 공간주권의 회복
학교장의 민주적 리더십
민주학교의 지속 가능성
출판사 서평
민주적인 구조와 과정을 실천하는 학교문화 속에서
민주시민교육을 핵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여 민주시민을 양성하다
민주학교의 등장
민주학교라는 용어는 2017년 ‘민주시민교육: 초·중등학교 민주시민교육 추진 제안서’(정원규 외, 2017)에서 처음 등장한다.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정착시키고 체계적인 민주시민교육이 이뤄지려면, 전국적으로 일반화가 가능한 공교육의 모델로서 민주학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학교자치위원회의 구성, 학교 구성원에 의한 교장 선출, 학교운영의 자율성 보장,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등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2018년 11월 교육부는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종합 계획’을 발표하면서 민주학교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민주학교를 ‘(가칭)민주시민학교’로 혼용하여 부르면서, ‘민주시민교육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들이 생활 속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학교’를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민주학교, ‘민주주의를 사는’ 삶의 공간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은 교육이념에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 즉 차별과 혐오가 아닌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사람을 기르는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즉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런 자질을 단지 지식을 가르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를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를 사는’ 삶의 공간이어야 한다. 학교운영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각 교육 주체의 역할이 제한적이고 형식적이며 실질적 권한이 없는 학교문화 속에서는, 또 참여와 실천을 통해 민주시민교육 경험을 축적해야 하는데 자율적이고 유연하지 못한 교육과정 운영으로는 민주시민교육을 구체화할 수 없을 것이다. 즉,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는 학교의 교육 내용과 방법 및 학교문화 등 학교의 모든 것이 ‘민주적’이어야 한다.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민주학교
민주학교는 학교의 민주적인 구조와 과정을 실천하는 민주적인 학교문화 속에서 민주시민교육을 핵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여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학교이다. 다시 말해, 일상적으로 학교 구성원들의 관계가 민주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학교, 구성원들의 업무와 생활 속에 협업이 스며들어 있는 학교,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민주시민 역량이 점차적으로 형성되는 학교, 학생들에게 배움을 강요하지 않고 생활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개입하고 지지하는 학교 등과 같이 학교생활 장면과 그 학교교육 현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학교이다.
학교문화, 교육과정, 학교 공간, 학생 활동 등 모든 학교생활이 민주라는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민주학교는 유형화된 특정 학교가 아니다. 위로부터 운영되는 정책적 산물(연구학교, 시범학교 운영)은 더더욱 아니다. 정형화하거나 그 모습을 하나로 정의하는 순간 교육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민주학교는 사라질 수 있다. 학교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함께 만들어 모든 교육 활동에 스며들게 하여 학생을 성장하게 하는 ‘가치지향형 학교’ 그것이 바로 ‘민주학교’이다.